[]디자이너에게 직접 들어보는 디자이너 라이프 [손따미 님]

프로토에서는 지난시간 정말 많은 디자이너들과 만나왔습니다. 모든 삶을 직접 살아볼 수 없기에 우리가 책을 통해 간접경험을 하듯이 그들과 나누었던 진솔한 이야기들은 프로토의 행보에 많은 영감과 방향성을 제시해주었습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경험을 프로토의 모든 디자이너들과 나누고자 디자이너들의 경험과 생각을 아카이빙 하고자 합니다. 프로토가 그랬듯 각기 다른 경험과 생각을 가진 디자이너들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또 다른 간접경험이 되어 디자이너로서의 성장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부산의 디자이너부터 나아가 전국의 디자이너들을 이 곳에서 만날 수 있길 바라며 인터뷰가 도움이 되셨다면 따뜻한 댓글로 응원 부탁드립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interview

작가•크리에이터 손따미 님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나를 세가지 단어로 소개해주셔도 좋아요. 

안녕하세요. 손에 땀이 많아 바다를 담고 다니는 손따미입니다. 저는 크리에이터이자 작가로, 낮에는 귀여운 그림을 그리고 밤에는 우울을 씁니다. 하고 싶은 건 다 해내고 이루는 운이 아주 좋은 사람입니다.


Q. 어떻게 디자이너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회사, 집 반복하던 일상에서 탈출하고자 퇴사를 감행했는데 돌이켜 보니 할 줄 아는 게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내셔널지오그래피 전시를 보러 갔는데 한 소녀의 사진을 보고 회의감을 느꼈어요.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것일까...'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예전에 내가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후회하지 않을 일을 해보자 하고 무작정 학원에 등록 하였고, 그 이후로 쭉 디자이너이자 작가로 살고 있습니다.


Q. 디자이너로서 일할 때 가장 힘든 점, 가장 보람을 느낄 때를 각각 한가지씩 꼽는다면?

가장 힘들 때는, 하고 싶은데 제 능력의 한계가 보일 때인 것 같아요. 예전에 부산 진구청 이모티콘 작업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작업 자체를 해본 적이 없어서 거절하려고 했는데 제가 꼭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요청이 와서 진행 했었어요. 그때 제 능력의 한계가 보이는 것 같아 힘들었습니다.

부산진구청 이모티콘(호천냥이, 백양할배) 작업 모습. 영혼을 갈아 넣었다.


완성된 부산진구청 이모티콘(호천냥이, 백양할배) 과 매달 '부산진구청'블로그에 업로드 되는 배경화면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힘들 때와 반대로 작업의 한계를 넘어서 결국은 해냈을 때 엄청난 쾌감과 보람을 느껴요! 가끔 부산진구에서 제가 작업한 캐릭터를 보곤 하는데요.  그럼 '저 캐릭터 내가 만들었어~!' 하면서 엄청 뿌듯해 한답니다.


Q. 해왔던 작업 중 기억에 남는 작업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지금도 활발하게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바로 '리브 메이트(현 리브 Next)'에서 만화를 연재하는 것인데요. 매주 주제에 맞춰 MZ세대의 밸런스 게임(옛날의 '그래, 결심했어!')을 만화로 그리는데 반응이 좋아 즐겁게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리브메이트 에서 연재중인 만화. jpg



Q. 기억에 남는 작업으로 프로젝트를 이야기해주셨는데요, 이처럼 과거의 활동이나 취미 중에서 작업의 자양분이 된 게 있나요?

직장인 시절, 매달 연차를 내고 서울에 다녀오곤 했어요. 장르 구분 없이 전시회를 많이 다녔던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전시를 통해 보는 시각이 넓어졌던 것 같아요. 보는 게 많으니 아는 것도 많아지고, 디자이너로서 제가 많은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가거나 오프라인 활동을 할 때 거부감이 없어졌던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사진 찍는 취미도 디자인 작업할 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


Q. 디자이너 커뮤니티는 디자인 업무에 도움이 됐나요? 

저는 원래 일러스트, 인디자인 아무것도 할 줄 몰랐습니다. 피피티조차도 일러스트로 만든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디자인 문외한이었습니다. 커뮤니티를 통하여 정보를 얻고 발 빠르게 트렌드에 쫓아갈 수 있다는 것이 좋은 거 같습니다. 그리고 제일 좋은 것은 서로 가진 디자인 강점을 나눠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가장 좋았어요.


Q. 프로토 멤버십은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 도움이 됐나요? 장단점을 하나씩 뽑는다면요?

멤버십을 통하여 빠르게 프로그램 소식을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프로토는 오프라인 모임도 지금보다 많았고 자주 모여 정보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것 같은데 요즘은 조금 딱딱한 분위기로 바뀐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Q. 업무 외 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시는지, 그리고 작업에 관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는 편이신지 궁금합니다. 

유튜브와 커뮤니티를 많이 봅니다. 어느 인터뷰지에서 요즘 세대는 검색을 유튜브에서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 검색할 것이 있으면 유튜브에서 찾아보곤 하는데 영감을 찾는데 매우 좋은 소스가 되어, 요즘 뭔가를 검색할 일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유튜브를 찾게 됩니다. 글을 쓸 때, 그림을 그릴 때, 유튜브로 키워드를 검색하면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들이 도출되곤 합니다.

또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만들기 체험을 하기도 하고, 요즘 유행하는 다이어리 꾸미기 또한 아주 예전부터  꾸준히 하고 있는 취미활동입니다. 제 유튜브에 다꾸 관련 영상을 업로드 중이니 관심 있으신 분은 놀러 오셔서 구경하세요 :)

손따미님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son_ddami


Q. 아이디어가 잘 안 떠오를 때 뭘 하시나요? 특별히 들으시는 추천 노동요가 있나요? 

저는 빛과 소리에 민감한 편이라 글을 쓸때는 커튼을 치고 불을 끄고 오롯이 스탠드만 켜놓습니다. 그래픽 작업 시에는 환하게 불을 밝힙니다. 또 밝은 분위기에 글을 쓸때는 유튜브에 걸그룹 노래 모음을 검색해서 듣고, 우울한 글을 쓸 때는 이별 플레이 리스트를 검색해서 듣습니다. 그래픽 작업을 할때에는 '그것이 알고싶다'나 미스터리 등 디자인과 전혀 관계없는 영상을 틀어 놓고 하는 편입니다. 이렇게 모든 걸 맞춰주었는데도 안 되면 미련 없이 작업을 멈춥니다. 안되는 날에는 죽었다 깨어나도 안되는 거라 생각하거든요.


Q. 최근의 참신한 경험 혹은 요즘 디자이너님께 가장 흥미를 주는 건 무엇인가요?

루틴! 저만의 루틴이요. 많은 것들을 하는데 저만의 루틴을 정하고 그사이에 변주를 주니깐 틀에 박힌 삶이 아닌듯 규칙적인 삶이 되어 즐거워요. 규칙을 지켜서 할일은 하되, 중간 중간 놀거 다 노는 즐거움이 프리랜서의 특권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루틴을 지키다 보면 자연스럽게 쌓이는 결과물들을 보면 무척 뿌듯합니다.

매년 꾸준히 글을 쓰고 책을 만들었더니, 벌써 이만큼이나 모였어요 :)


Q. 어떤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좋은 디자인을 위해 디자이너로서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나요?

설득할 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예쁘고, 아무리 멋있는 디자인이라도 기획이나 의도가 설득되지 않는다면 그건 그냥 예쁜 종이 쪼가리라고 생각됩니다.


Q. 자신만의 특별한 작업 프로세스가 있다면?

작업을 할 때 여유롭게 작업을 시작하고 좀 시간을 두고 묵혀두었다가 며칠 지나면 다시 보고 수정해서 최종본을 보내는 편입니다. 아주 짧은 기간일지라도 제가 성장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처음 작업했을 때의 나와 시간이 지난 나는 다른 사람이니깐요. 만약 시간이 지났을 때 작업물이 만족스럽고 변경 사항이 없으면 '성장이 없는걸까' 하고 오히려 반성하게 되는 거 같습니다.


Q. 클라이언트와 의견 차이가 있을 때는 어떤 식으로 조율하세요?

예전에는 클라이언트가 왜 나를 이해 못 할까 하면서 다툼을 하기도 하고 클라이언트를 맞서 싸워야 하는 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의견차이가 있을 때, 처음으로 돌아가 기획을 확인하고 어떤 것이 더 방향성이 맞는지 확인하고 대화를 하는 편입니다. 대화를 할 때, 뉘앙스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어서 톡보다는 (가급적) 전화를 통해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Q. 부산의 디자인 일자리 혹은 일거리가 없다는 평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서울 클라이언트와 일을 하고, 울산 콘랩의 지원사업을 받고, 경북 콘랩의 교육을 받습니다. 이 모든 게 온라인을 통해 가능합니다. 부산에 살더라도 충분히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인프라가 서울보다 적기는 하지만 우리가 매일 전시회장에 가는 것은 아니고 매일 놀러 가는 건 아니니 한 두달에 한번 놀러 서울에가면 되는 것이고, 지원사업은 지역 상관없이 다양하게 지원이 지원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부산에서 작가로서의 삶을 만족합니다.


Q.로컬 디자이너로서 우리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불안인 것 같습니다. 이것을 해도 될까, 내가 과연될까. 이런 불안들이 더 망설이게 되고 미련을 가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작가의 삶을 회사 생활과 4년 가까이 병행했습니다. 매일 12시 넘어서 잠들고 새벽에 일어나 투잡을 뛰었습니다. 두 가지일을 양립하기 힘들어 결국에는 병원에 입원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용기내어 퇴사를 하고 나니 오히려 더 다양한 작업,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돌이켜 보면 내가 정말 할 수 없는 일이었을까. 시간이 없어서 너무 퀄리티 낮은 작업물이 아닌가. 아쉬움이 짙은 후회들이 떠오릅니다. 너무 힘든일이지만... 불안을 좀 내려놓고 도전하는 것이 제일 필요한것 같습니다.



글 ㅣ 디자이너 그룹 프로토(instagram.com/group.proto)

사진 및 자료 제공 ㅣ 손따미 디자이너(instagram.com/son_ddami)


👤손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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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토에서는 디자이너들의 생각과 스토리를 아카이빙하여 그동안 걸어온 이들의 삶이 사라지지 않는 유의미한 가치로 남기를 바랍니다. 지역의 디자인 산업을 살리는 것은 결국 사람의 힘이라는 것을 믿으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디자이너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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